2018년 7월, 버버리의 연례 보고서는 명품 업계가 오랫동안 조용히 감춰왔던 수치를 공개했다. 회사가 전년도에 미판매 의류, 액세서리, 향수 2,860만 파운드어치를 폐기했다는 사실이었다. 이는 해당 상품이 할인 유통 경로로 흘러들어 브랜드를 희석시키는 것을 막기 위해서였다. 5년 동안 그 총액은 9,000만 파운드를 넘었다. 이러한 관행은 버버리만의 것이 아니었다. 리치몬트, LVMH 등도 같은 일을 했다. 그러나 그 수치를 공개한 것은 버버리가 처음이었다.

반발은 즉각적이었다. 환경 단체, 패션 평론가, 영국 대중은 이 낭비에 분노와 믿기 어려움이 뒤섞인 반응을 보였다. 아이러니는 구조적이었다. 소각은 브랜드의 독점성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었지만, 그 공개는 어떤 아울렛 판매보다도 버버리의 평판에 더 큰 피해를 입혔다. 프리미엄으로 보이기 위해 상품을 태운 브랜드는 결국 낭비적이고 시대에 뒤떨어진 모습으로 비쳤다.

2018년 9월, 새 CEO 마르코 고베티는 버버리가 판매 불가능한 제품을 파괴하는 것을 중단하고 대신 기부, 수리 또는 재활용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번복은 공개로부터 두 달 안에 이루어졌다. 업계 전반의 관행이 끝난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연례 보고서에 조용히 보고해도 아무런 결과가 없으리라는 가정은 끝났다.

버버리는 브랜드 보호를 위해 2,860만 파운드 상당의 미판매 재고를 소각했지만, 그 공개는 브랜드 손상과 두 달 안의 정책 번복을 초래했다.

연례 보고서는 소각을 일상적인 항목으로 취급했고, 그 수치가 업계 밖에서 어떻게 읽힐지 잘못 판단했다.

명품의 희소성 모델은 상품이 희귀해야 한다는 데 의존한다. 잉여를 파괴하는 것은 희소성을 보호하지만, 대중이 용납할 수 없다고 여기는 낭비를 만들어낸다.

버버리는 이미 브랜드 인식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이 공개는 수년간 주가가 부진했던 회사에 떨어졌다.

이 관행은 패션 업계에서 공공연한 비밀이었다. 그 수치를 공개한 것은 그것을 보호해온 침묵을 깨뜨렸다.

비밀에 의존하는 관행은 각주에 공개한다고 해서 안전해지지 않는다. 버버리는 투명성이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하고 그 수치를 공개했다. 문제는 그 수치 자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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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1. CNBC — 'Burberry and other luxury labels are destroying millions of dollars of stock', July 2018 cnbc.com
  2. BBC News — 'Burberry burns bags, clothes and perfume worth millions', July 2018 bbc.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