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표는 대한제분이 보유한 한국의 유서 깊은 밀가루 브랜드다. 2018년부터 대한제분은 협업 전략의 일환으로 이 이름을 다른 제품에 라이선스했다. 2019년에는 맥주 사업으로 확장하며 수제 맥주 양조업체 세븐브로이를 제조사로 선택했고, 세븐브로이가 기획·개발·생산을 맡았으며 2020년 두 회사는 상표 라이선스 계약 아래 곰표밀맥주를 출시했다.
이 맥주는 히트를 쳤고, 세븐브로이 사업의 거의 전부가 되었다. 정점에서 곰표밀맥주는 회사 매출의 약 97%를 차지했다. 파트너십에 대한 확신 속에 세븐브로이는 대규모로 투자했으며, 2022년에는 국내 최대 맥주 공장으로 홍보된 익산의 신규 양조장을 짓는 데 300억 원을 썼다. 그러나 브랜드 가치는 세븐브로이가 아니라 곰표에 있었다. 고객들은 양조업체가 아니라 곰표를 사고 있었던 것이다.
2023년 2월 대한제분은 계약을 갱신하지 않기로 하고 제주맥주를 새 제조사로 임명했다. 주력 제품을 잃은 세븐브로이의 재무는 무너졌다. 2024년 매출은 84억 원으로 전년 120억 원에서 약 32% 감소했고, 영업손실은 90억 원으로 확대됐다. 2025년 5월 회사는 기업회생을 신청했다. 이어 3년간의 격렬한 분쟁이 벌어졌다. 세븐브로이는 일방적 계약 해지와 레시피 탈취를 주장했고, 대한제분은 세븐브로이의 무모한 투자와 시장 침체를 탓했다. 이후 양측은 정부 중재로 합의했고, 대한제분은 맥주 사업에서 완전히 철수했다.
치른 대가
세븐브로이는 빌린 브랜드 위에 300억 원짜리 양조장을 지었고, 라이선스가 옮겨가자 수요도 함께 옮겨가 매출은 32% 감소하고 법정관리에 이르렀다.
왜 그렇게 됐나
세븐브로이는 라이선스 브랜드가 매출의 97%를 차지하도록 방치했고, 그 결과 파트너십은 성장 채널이기를 그치고 사업 전체가 되었다. 즉 스스로 통제하지 못하는 단일 계약이 전부가 된 것이다.
이 협업은 세븐브로이가 아니라 곰표 브랜드를 키웠다. 고객들은 양조업체가 아니라 곰표를 인식했고, 라이선스가 옮겨가자 수요도 함께 옮겨갔다.
세븐브로이는 잃을 수도 있는 계약을 믿고 신규 양조장에 300억 원을 투자해, 결코 보장되지 않았던 매출원에 비용을 고정시켰다.
갱신이 무산됐을 때 의지할 자체 브랜드 사업이 없었고, 뒤이은 분쟁은 시장이 침체되는 동안 현금과 경영진의 주의를 소진시켰다.
교훈
협업은 매출을 키워줄 수 있지만 자신만의 브랜드를 남기지 않을 수 있다. 세븐브로이의 고객들은 양조업체가 아니라 곰표를 샀고, 곰표가 떠나자 고객도 떠났다. 빌린 브랜드 가치는 곧 의존이다.
그 후
분쟁은 약 3년간 이어졌다. 세븐브로이는 대한제분이 계약을 갑자기 끊고 곰표밀맥주 레시피를 경쟁사에 넘겼다고 비난했고, 대한제분은 이를 부인하며 손실은 세븐브로이 자신의 무모한 투자와 시장 약화에서 비롯됐다고 주장하며 자체적으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이 싸움은 한국 중소벤처기업부의 중재로 합의되었고, 양측은 법적 조치를 모두 취하했다. 이 협업은 양쪽 모두를 더 나쁘게 만들었다. 세븐브로이는 기업회생에 들어갔고, 대한제분은 결국 맥주 사업을 폐쇄하고 이 모든 것을 시작한 곰표 맥주를 단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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